최근에 ChatGPT를 통해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을 변환하는 것이 유행이다. SNS에는 자신의 사진이나 풍경이 지브리 스타일 등 원하는 스타일로 변환이 가능하다. (물론 나도 했다. 허헣..) 그렇게 SNS를 보다가 James Cameron과 Meta의 인터뷰를 접하게 되었다.
#참고 -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타닉', '아바타', '터미네이터' 등 역대 최고 흥행작들을 만든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영화감독이다. 그는 기술적 혁신과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하며,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 인간도 이미 하나의 모델이다
"I'm an artist, anybody that's an artist, anybody that's a human being is a model."
위와 같은 말을 우연히 SNS에서 James Cameron과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인간도 이미 하나의 모델이다"라는 말을 듣고 흥미가 생겨 원문을 찾아 유튜브로 보게 되었다.
"당신은 이미 모델이고, 3.5파운드짜리 고기 컴퓨터를 가지고 있잖아요.
우리는 모든 학습 데이터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가면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그 모델을 통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죠.
7,500만 개의 파일로 돌아가서 데이터베이스로 돌아갈게요, 이런 식으로는 작동하지 않아요.
우리는 모두 모델이고, 시공간을 이동하며 학습 데이터에 따라 반응하는 모델입니다.
이 말을 보고 나라는 사람에게 대입해봤다. 나도 30년을 살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보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 나만의 '데이터베이스'가 되었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때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가져와 사용해 왔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 Input과 Output: 창작의 경계와 책임
인터뷰를 더 들어보니 창작물의 'Input(입력)'과 'Output(출력)'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The input you can't control, my input."라고 했다. 즉, Input은 내가 무엇을 보고 경험할지는 내 선택이고, Output은 내가 쓰는 스크립트는 그것이 너무 유사한지, 표절인지 판단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창작자는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내재된 '윤리적 필터'를 통해 영감과 복제를 구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풋이 아닌 아웃풋에 대한 법적 관점에서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관점은 현대 창작 환경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와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고, 이것들이 우리의 창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중요한 것은 그 영향을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변형시키느냐에 있다.
✔️ 스타일 모방
캐머런은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특정 감독의 스타일로 만들어달라는 프롬프트는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창작 여정의 일부로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 내 생각
캐머런의 관점을 깊이 생각한 결과, 나는 인간과 AI의 본질적 차이에 주목하게 되었다.
다음과 같은 댓글을 보았다. 들뢰즈의 개념처럼, 인간이 전기신호로 움직이는 생물학적 기계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본질은 그 이상이다. "출력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능력"—이것이 AI와 차이라고 생각한다.
AI는 확률적으로 가장 적합한 답변을 내놓을 뿐이지만, 인간은 침묵을 선택할 수 있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며 그 결과까지 책임지는 존재다. 이는 캐머런의 모델 비유가 간과한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브리 스타일 변환 이미지 유행을 보며 "예술적 관점에서만 보면 내 저작물이 널리 소비되는 현상 자체는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예술가들이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작품이 복제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그들의 생계와 지속적인 창작 활동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런 관점은 우리가 AI와 창작에 관한 대화를 할 때 자주 놓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낸다. AI 기술의 발전과 확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창작자들의 경제적 생존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이는 단순히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앞으로 AI가 영향을 미칠 모든 직업군에 해당되는 중요한 문제다. 결국 우리는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생존 및 번영이라는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AI가 고도화되는 지금 이 시대로 인해 앞으로는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나만 봐도 없이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인류의 숙제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그 경제적 가치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나에게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나에게도 적용시켜 생각해 보았다. "AI 시대에 맞춰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어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해보자. 우리가 설계하는 임베디드 시스템은 이제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지능을 갖춘 '결정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의료기기 - 이 모든 시스템에 AI가 통합되면서 '판단'과 '책임'의 문제가 하드웨어 레벨에서 발생하고 있다.
내가 개발하는 제한된 컴퓨팅 자원 환경에서도 경량화된 AI 모델이 구동되는 시대가 왔다. (이미 온디바이스 AI를 연구도 많이 되고 있는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모델들이 어떤 데이터로 학습되었는지, 그리고 그 데이터의 출처와 품질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특히 실시간성이 중요한 임베디드 시스템에서는 AI의 'Output'이 단순한 추천이 아닌 물리적 움직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 큰 책임이 요구된다.
나에게도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시스템이 기능적으로 작동하는가?"가 아니라, 그 시스템이 어떤 판단 기준으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오류를 범할 때 어떤 안전장치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임베디드 시스템의 '윤리적 필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제한된 메모리와 프로세싱 파워 안에서 어떻게 '판단의 다양성'을 구현할 것인가?
임베디드 시스템은 일단 배포되면 업데이트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렇기에 초기 설계 단계에서 모델의 한계와 편향성을 더욱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나는 임베디드 AI 시스템을 설계할 때, 단순한 기능 구현을 넘어 그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Output'의 책임 소재와 윤리적 영향까지 고려하는 개발자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싶다.
원문을 보고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타고 "32:00"부터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원문 링크: https://youtu.be/qOdjM14QW0s?si=mafYw3BdyfB5DPjn